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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민중이 눈 뜨는 날 이 한조각 구리쇠는 어찌 순금에 비기리"

작성자 : 박영숙 작성일 : 2009-03-26 조회수 : 6,417

엄대섭 선생님,
60~70년대 전국 곳곳을 누비던 우리 도서관운동의 대선배께서
마을문고 공로장 메달에 새겨 놓으셨던 글입니다.
 
"책으로 민중이 눈 뜨는 날
이 한조각 구리쇠는 어찌 순금에 비기리" 
 
아마도.. 지금 우리와 꼭 닮은 꿈을 꾸고 계시지 않았을까..
그래서 꼭 한 번 만나뵙고 싶었지요.
그런데 참으로 안타깝게도 지난달,
먼 땅 미국에서 이 세상 삶을 마치셨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가슴 한 구석이 푹.. 꺼져 내리는 것 같았지요.
 
올여름, 
어르신의 오랜 동지였고 후배였고 아들같았던 이용남교수님 졸라 미국으로 날아가서
두 어르신 나란히 모셔놓고 
도서관과 삶.. 그 길고 긴 이야기 넉넉하게 나눠주시라 하자 그랬는데...
도서관인들 누구에게나
벽앞에 선 것처럼 길이 보이지 않을 때 다시 지혜를 얻을 귀한 자료가 될 거다,
간절한 바람이 있었던 터라.. 더 아쉽고 안타까웠습니다.
늘 이렇게 한발 늦은 게으름에 발등을 찍으며 사는 법인가 봅니다.
 
돌아가신 날이 2월 5일 저녁이었으니..
이곳에서 장례를 모셨더라면.. 49재에 향이라도 피워 올렸으련만..
곱게 봄비 오시는 날...
새삼 가슴을 채우는 그리움에 잠겨 묵은 자료들 뒤져보다가
지난해 월례세미나에서 이용남 교수님이 보여주시던 사진을 한 장 찾아냈습니다.
두고두고 외던 글귀를 보고 있으려니.. 다시 가슴이 가득해집니다.
 
엄대섭선생님,
당신이 꿈꾸고 애쓰시던 일..
많은 후배들이 기억하며 부지런히 따라갈 수 있도록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좋은 곳에서 편안히 쉬시길... 
다시 한 번 마음을 다해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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