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재단은 10월 17일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느티나무도서관에서 ‘2025 글로벌 도넛 데이’를 개최했다. 글로벌 도넛 데이는 전 세계 60여 개 도시가 함께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행사다.

‘도넛 경제학(Donut Economics)’의 창시자인 영국의 경제학자 케이트 레이워스(Kate Raworth)와 도넛 경제학 실천연구소(DEAL, Doughnut Economics Action Lab)가 주도하고 있다.
도넛경제학은 케이트 레이워스가 제시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인간의 사회적 기본 욕구 충족과 지구 생태적 한계 보존 사이의 균형을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경제 모델로 알려져 있다.
올해에는 정책 연구 분야 ‘풀뿌리에서 다시 시작하는 우리의 좋은 삶’을 주제로 도서관 이용자, 마을활동가, 지자체 실무자, 시·도의원, 국회의원 등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도넛 경제학이 단순한 담론을 넘어 정책으로 자리 잡을 때 지역의 지속가능한 변화가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선혁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기존 GDP 중심 성장 담론의 한계를 지적했다. 김 교수는 “새로운 정책 담론으로서 도넛 경제학은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현할 수 있는 유효한 정책 대안”이라며 “전 세계 30여 개 정부가 공식 정책으로 채택한 지금이야말로 성장 중심 패러다임을 넘어설 전환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아주대학교 이경민 박사는 도넛 경제학이 지역 정책으로 구현되는 해외 지방정부의 다양한 사례를 했다. 이 박사는 “공무원과 시민의 인식 전환이 병행돼야 하고, 시민 참여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제도적 기반이 뒷받침될 때 실제 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도넛 모델을 통한 사회적 가치 증진’을 주제로 한 경기연구원 이영웅 박사는 발표에서 도넛 경제학이 사회적 가치의 핵심 지표인 ‘민주적 참여’를 실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 박사는 “지방정부 차원의 조례는 존재하지만 중앙정부 단위의 법적 기반은 아직 미흡하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온라인으로 참여한 차지호 국회의원은 “기후위기와 인공지능은 사회경제 시스템의 두 축으로, 생태적 변화와 기술 기반의 사회 변화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에서 참여한 김영배 국회의원은 “인류는 경쟁보다 공동체의 역사 속에서 더 오래 살아왔다”며 “도넛 경제학은 인간다운 공동체적 삶을 회복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 철학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제 발표 후 경기연구원 김정훈 박사, 지방행정연구원 최정우 박사, 용인시정연구원 한창묵 박사, 김승수 전 전주시장,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임채홍 박사, 성동구 신영연 정책개발전문관, 정종원 가톨릭대 행정학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여해 지역 차원의 도넛 경제학 실천과 정책화를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상일 용인시장, 경기도의원과 용인시의회 의원 등이 참석해 지역 단위 도넛 경제 적용 방안을 논의했다.
박영숙 느티나무재단 이사장은 “도넛 경제학은 모두의 좋은 삶을 모색하는 데 유용한 도구”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어가는 다양한 실천이 실질적 연구와 정책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