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보도된 느티나무

[분수네신문] 커버스토리(213호) 느티나무도서관... 라캉스의 모태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13-07-09 조회수 : 6,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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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티나무 그늘 아래서 내 아이의 미래 ‘쑥쑥’
 ‘라캉스’의 모태 느티나무 도서관
  (라이브러리 바캉스)
   
 
 ‘책을 읽는 곳이 아닌 책을 말하는’ 동네사랑방
 도서전, 작가와의 만남, 독서토론방 등 매일매일 행사 풍성
 소리 내 얘기도 나누고 아이들과 뒹굴뒹굴 쉴 수도 있어
 자원봉사자와 후원으로 운영되는 순수 사립도서관
 
수지 동천동 느티나무 도서관(재단이사장 박영숙, ‘내아이가 책을 읽는다’ 저자)이 한달 휴관 끝에 지난 달 1일 재개관했다. 찾아간 날, 지하 1층 세미나실에서는 때마침 ‘동네엄마 워크숍’이 한창이다. 주제는 ‘책읽기가 목적이 될 수 없는 이유’. 50여 명의 주부들이 빼곡히 둘러앉아 이 곳 안정희 상임이사가 소개하는 자녀를 위한 책읽기의 철학과 방법을 경청하면서 열심히 메모 중이다. 세미나실 바로 옆은 ‘모든 기다림의 순간 나는 책을 읽는다’ 라는 표지판이 붙어있는 북카페. 이 곳 역시 또 한 무리의 주부들이 한창 토론 중인데 주부 독서동아리 ‘민들레’ 회원들이다. 멘토인 전주리(수지구 신봉동)씨는 오늘은 ‘어린이를 위한 심리학’을 주제로 책을 읽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중이라며 2주일에 한 번 씩 모이는데 매번 다른 주제를 정하지만 육아와 대안교육에 관심이 많아 관련서적이 많은 이 곳을 주로 이용한다고 전했다.

수지구 동천동 초입마을인 손곡중학교 뒷골목 안. 찾기도 쉽지 않고 주차시설도 전무한 이곳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곳에 오면 심심하지 않아요. 매일와도 매일 뭔가 다른 것이 있지요. 도서관은 공부하거나 책만 읽는 곳, 지루하고 딱딱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답니다. 소리 내어 이야기도 하고 아이들과 함께 와서 뒹굴뒹굴 편하게 앉아 책도 읽고 쉴 수 있는 동네사랑방이지요.”(장희영·수지구 동천동)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 지 콕 찍어 알려주는 도서관이에요. 굳이 비싼 돈을 들여 멀리 가지 않더라도 독서지도나 육아 강의, 인생의 지침이 되는 인문학 강의를 들을 수 있는 문화공간이죠. 우리 동네만의 보물인데 이젠 너무 알려져 이용자가 많다는 게 흠이지만요.”(이수진·가명·수지구 동천동)

느티나무 그늘처럼 누구나 편하게 들러 책을 읽고 쉴 수 있는 놀이터 같은 느티나무 도서관은 2000년 2월 수지2지구 신정마을 현대성우상가 지하 1층에서 문을 열었다. 1999년 IMF 외환위기 시대, 난개발의 대명사이던 수지구는 공사장 망치소리와 먼지가 풀풀 날리던 황량한 동네였다. 두 아이의 엄마로, 평범한 주부였던 박영숙씨는 학창시절 빈민가 야학당에서 봉사하던 옛 기억이 떠올랐다. 남편 퇴직금을 탈탈 털어, 허허벌판에 나무 한그루를 심는 심정으로 시작한 사설도서관. 느티나무 그늘아래 사람이 모이 듯, 책을 찾아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그녀 혼자서 꾸려가던 도서관은 설립 당시 책 3,000권으로 출발해 현재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이나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책 등 5만여 권을 소장하고 있다. 2007년 11월에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현재의 건물로 이사하는 경사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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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여는 책 전시회, 작가와의 만남, 독서토론방 등 문화행사와 어린이날 잔치, 마을축제, 작은 음악회 등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는 행사가 풍성하다. 박 이사장이 꿈꾸던 대로 느티나무 어린이 도서관은 공동체의 구심점을 하는 ‘마을의 멍석자리’가 되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에는 동아일보 일민문화상 수상하기도 했다.

뿐 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정보센터이자 커뮤니티 소통공간으로 뿌리내린 도서관의 모델과 네트워크의 본보기가 되어 서울 성북구와 MOU를 맺어 3개 도서관을 위탁운영하고 있다. 도서관 운영과 대외협력 담당 실무자인 이윤남 관장은 “이곳은 순수 사립도서관이라 전문자료보다는 주민들에게 필요한 주제별 컬렉션으로 책을 구입한다”고 설명하고 “이젠 너무 많이 알려져 홍보를 하지 않는 데도 불구, 방학 때만 되면 자녀와 부모가 앞다퉈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곧 시작될 방학을 앞두고 전 직원이 비상”이라며 느티나무 도서관을 ‘라캉스’(라이브러리 바캉스)의 모태라고 소개했다.

온 세상을 담은 책에 둘러싸여 책 읽는 즐거움을 누리는 도서관에서 우연히 펼쳐든 책 한권이 한 사람의 운명을 완전히 바꿀지도 모른다. 책이 먼저 말을 걸어오고 책을 읽는 곳이 아니라 책을 말하는 느티나무 도서관. 입시와 치열한 경쟁이라는 뙤약볕 아래 허덕이는 우리 자녀들이, 봄날에는 연초록 새순을 보며 꿈을 키우고, 가을엔 단풍 그늘아래 사색과 명상을 할 수 있는 시원한 그늘이 되어 줄 것이다.     <전현숙 기자>

☎ 262-3494 수지구 동천동 882-3. 동천동과 풍덕천2동 사이, 동천체육공원 앞. 월·화·금·토 오전 10시~밤 10시, 수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일요일 오후 1시~오후 6시 오픈, 매주 목요일·법정공휴일 휴관
 
* 2013년7월8일자(213호) [분수네]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http://www.bunsune.com/board/index.php 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