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의 문화 인프라 “우리가 이끈다”
사람들은 시간과 공간의 흐름 속에서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또한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 끊임없이 다양한 활동을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은 인간이 로빈슨 크루소처럼 고립돼 혼자 살 수 없음을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일상의 권태에서 벗어나 사회활동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삶의 다양한 모습을 조망하는 한 방편으로 소 모임들의 변화하는 문화 활동을 엿보는 것은 어떨까?
수지의 많은 사람들은 수도권이라는 생활터전에서 교통난으로 인해 서울의 문화권으로부터 소외된 채, 문화 불모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나름대로 사회공동체를 지향하며 활동의 싹을 틔워왔다.
도시의 급격한 인구증가와 더불어 다양한 사람들의 부류가 형성되면서 왕성한 문화적인 욕구를 지닌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자발적으로 문화의 흐름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에 새해를 맞아 지난 한해 본지를 통해 소개된 각종 동호회들을 재 조명해 수지 지역의 문화저변을 흐르는 경향을 살펴보고 이들 부류가 지향하는 지역 사회의 변화와 새해 계획을 들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느티나무 도서관
개관한지 4년이 넘은 느티나무도서관은 이제 수지의 명소가 되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그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어린이 신간 도서를 고루 갖추었으며, 70여명의 자원봉사 도우미들의 동아리활동도 활성화되고 있다. 책사랑도서관 개관에도 큰 몫을 하며 지역에 없어서는 안될 문화공간이기도 하다. 어머니독서회가 주관하는 저자와의 만남, 사서교육을 위한 도서관 학교 개설 등 문화행사도 다양하게 추진하여 평생교육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봉사활동을 통해 함께 나누는 기쁨을 체험하는 것 또한 도서관공동체가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바이다.
상떼빌 ‘책사랑’도서관
주민들의 노력으로 아파트내 도서관을 개설해 화제를 모았던 상현동 성원 상떼빌5차 아파트의 책사랑도서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도우미들의 봉사활동으로 운영되고 있다. 도서대여라는 도서관 본연의 업무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자녀교육과 봉사를 통해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품앗이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사회활동의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알뜰장터, 바자회 등을 통한 도서기금 마련과 각 분과로 나뉘어진 영역에서 아이디어를 창안해 주민들의 문화공간이 되도록 노력하는 점도 돋보인다. 도서관 개관 이후 엄마와 아기들이 동참하는 만들기교실을 주1회 운영하고 있고 새해에는 문화센터를 추가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꾸준히 회원을 확장하며 활성화의 기틀을 마련해가고 있다.
베이비위스퍼
천사같은 아이를 가진 초보맘들이 모여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면서 힘들고 외로운 시간을 함께 나누어가는 베이비위스퍼는 회원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활동이 미미한 회원은 모임의 활성화를 위해 정리를 해가며 내실있게 키워가고 있다. 그만큼 초보엄마들의 관심을 공유하는 부분이 많음을 확인한 셈이다. 열성적으로 모임에 참여하는 아기엄마들은 혼자서 외로움을 감당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활동함으로써 비슷한 환경에 처한 이웃과 더불어 아기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아기들은 또래친구와 엄마와 더불어 사교와 교육을 나누고 한 계층을 형성하며 문화의 흐름에 참여한다. 문을 연지 1년이 되어가는 베이비위스퍼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감을 주고 받으며 정을 나눔으로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매달 한번씩 있는 정모는 한번도 빠짐없이 계속되고 있고 점심번개, 수요번개가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면 아기엄마들이 느끼는 공백의 절실함이 느껴진다. 지난해 돌 지난 아기들 중심으로 아홉명의 아기와 엄마들이 함께 문화센터에 가서 수업을 받으면서 더욱 친하게 되었다고 한다. 꾸준히 엄마친구와 아기친구들이 늘어가는 것을 통해 베이비위스퍼가 만남의 장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시샵 정수진씨는 “그간의 베이비위스퍼가 사랑을 나누고 친구를 만드는 공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점점 커가는 아이들을 위한 정보교류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은근히 욕심을 보인다. 현재 정보게시판을 신설해 초보맘들에게 지역적인 특성을 강조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 하고 있다.
젊은 부부가 많이 거주하는 수지의 지역 특성상 유아교육을 위한 문화공간과 교육시설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은 회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수지마라톤 동호회
건강하고 푸른 수지의 슬로건을 내걸고 동호회를 결성한지 1년 여만에 소수의 정예부대로 팀웍을 다져가는 수지마라톤동호회는 건강달리기를 지향하며 꾸준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각종 대회에 출전하면서 쌓이는 메달과 부상으로 얻은 마라톤 장비들이 구색을 갖추어가며 조금씩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고 한다.
회원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비가 오나 눈이오나 단 몇 명이 모여도 변함없이 빠지지 않고 연습하는 성실함을 보인다.
누구나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우며 초보자들을 배려한 지도법으로 신입회원을 확보 중이다.
강범석 회장은 “2004년에는 4월 경기마라톤을 시작으로 연내 4개 대회 공동출전을 목표로 동호회 자체 훈련에 주력하려고 한다”며 새해 포부를 밝혔다.
현재 회원들의 주요코스는 수지공원에서 신봉동 서봉사지를 경유하여 상현 버들치고개로 해서 돌아오는 하프코스를 이용하는데, 길이 마땅치 않아 새해에 풍덕천의 탄천로 정비공사가 완료되어 탄천을 달릴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언제나 함께 뛰기를 환영하는 수지마라톤동호회는 오늘도 수지의 맑은 아침공기를 호흡하며 건강을 향해 달린다.
수지축구연합회
10개의 소속팀을 이끌며 각종 대회를 개최, 지역주민의 건강과 화합을 다지는데 큰 몫을 하고 있는 수지축구연합회는 지난해 여성축구단 재정비와 수지초등학교 축구부 창설에 실질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여름방학을 이용해 유소년축구캠프를 운영, 잠재력을 지닌 유소년 축구 선수를 발굴하고 어린이 축구 붐을 이끌면서 유소년축구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수지초등학교 축구부 창단을 통해 어린 선수들은 공식적인 대회에 출전할 기회를 가지는 등 활성화를 띠고 있다. 여성축구단도 단장을 새로 영입하는 것을 계기로 대외 출전을 시도하며 활기를 불어넣었다. 수지축구연합회는 회장단을 새롭게 구성하면서 조직 재정비를 계획하고 있다.
인라인동호회
인라인 붐을 타고 회원수가 증가하면서 많은 로드와 대회 참가를 계기로 회원들이 단합하여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수지 인라인동호회.
단체복을 맞춰 입고 씽씽 달릴 때의 기분은 뭐라 말할 수 없이 즐겁다. 젊은이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가족이 함께 인라인을 타고 있는 광경이 어렵지 않게 눈에 띄는 것은 그만큼 대중화 되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지난 가을 동호회 이름으로 마련된 부스에서 처녀 출전한 수원 중부마라톤대회를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회원이 직접 고안한 SUJI RACING 이라는 로고가 새겨진 캐릭터를 대외에 알릴 수 있는, 봄부터 시작하는 대회시즌을 대비해 겨울에도 비지땀을 흘리며 열심히 연습중이다. 그동안 연습할 곳이 마땅치 않아 지하 주차장을 이용해오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수지체육공원이 완공돼 지하세계가 아닌 탁트인 공기 맑은 곳에서 달릴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진명환씨는 “4월 13일 동호회 일주년을 기점으로 많은 수지시민들이 누구나 인라인을 즐길 수 있도록 현재 카페에서 벗어나 오프라인에서 활용할 교육 커리큘럼을 준비하고 있다”고 새해 계획을 밝혔다.
인라인동호회의 뜨거운 열의가 겨울 추위를 무색하게 한다.
농협 주부 대학
1천명이 넘는 회원으로 구성된 고향주부모임 총동문회(회장 조영미)는 매년 기별로 100여명의 신입생을 모집한다. 교양강좌 및 지역사회 봉사활동, 농·도교류사업, 우리 농산물 직거래 사업과 취미교실, 동아리활동 등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중년 여성들의 참여가 높은 고향주부모임은 향수어린 정감을 공유한 세대들이 우리 것을 찾아보는 도·농 복합도시인 지역의 특성을 살린 모임이다
재교육을 통한 회원 스스로 삶의 질 향상과 봉사활동으로 인한 사회 참여의 폭을 넓힌다.
찾아가는 음악회
연중 몇차례의 음악회를 개최하며 지역문화를 이끌고 있는 수지여성합창단은 지난 여름 음협 주관으로 열렸던 ‘찾아가는 음악회(아파트 뜨락 음악회)’에 출연하면서 대중적인 호응을 얻었다.
아파트 내 광장에서 열린 야외음악회는 이웃주민들과 가족이 함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나무그늘아래서 쉽게 누릴 수 있는 아파트음악회는 지역 주민들의 정서 순화에 기여한다.
제갈현 음협 지부장은 “지역 문화가 활기를 찾기 위해서는 청소년 문화, 아파트광장 문화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찾아가는 음악회 행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임효정 기자 hjleem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