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아이들 모심기 하는 날" |
진흙탕논 맨발로 자연학습 고기교회 3년째 '동심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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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정 기자 lhj@yongin21.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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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발이 막 빠져요” “거머리도 있어요” 소금쟁이 둥둥 떠다니는 진흙탕 논 속에 맨발로 뛰어든 아이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오늘은 모심기하는 날. 토요일 오후 학교가 파하자마자 점심을 먹고는 곧바로 달려온 아이들은 한 줄로 모줄 앞에 섰다. 지난 5일 느티나무도서관 나누기동아리방 선생님들과 아이들 20명은 고기동 고기교회 뒤편에 있는 2배미 정도의 논에 모심기를 하러 갔다. 3년 전부터 고기교회 안홍택 목사가 아이들을 위해 놀이 겸 자연학습으로 모심기 프로그램을 해왔던 것.아이들은 1년에 한번 있는 이날을 무척 기다린다. 목단, 들국화 등 야생화가 뒷뜰 가득 피어있는 마당에서 뛰어 놀며 직접 모심기도 해보고 자연습지의 여러 생물들도 구경한다. 논 위의 작은 자연생태학습장은 안목사가 아이들을 위해 조성해놓았다. 물방개를 잡아든 희준이는 요리조리 살펴보며 장난을 치고 아이들은 밤나무 주위에서 술래잡기를 하며 마냥 즐겁다. 다같이 모여서 모심기할 시간이 되어 참여할 사람들은 정렬을 했다. 안목사는 아이들에게 모심기하는 요령을 설명하고 시범을 보였다. 몇 번째 해보는 어떤 아이들은 잘 심기도 하고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서툴러 모가 둥둥 뜨기도 한다. “잘 안 심어져요! 어떻게 해야 잘되지요?” 아이들한테는 모심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시도하는 아이들도 있다. 농사경험이 있는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은 임무완수에 열을 올린다. 아이들이 심은 모는 안목사가 마무리해 돌아오는 가을에 다시 찾아 추수도 하고 밥도 해먹으며 파티를 열기도 한다. 안목사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모심기에 대해 “그냥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재미있게 노는 거지요”라고 말한다. 뙤약볕아래 물장구치며 모를 심는 아이들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뜨거운 줄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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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6월 1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