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보도된 느티나무

[YWCA] 도서관의 힘으로 세상을 바꾼다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14-07-05 조회수 : 4,454

박영숙 느티나무 도서관 관장
 
한 아이가 바닥에 누워 책을 본다. 두 다리는 하늘로 번쩍 올려 책장에 비스듬히 걸친 채. 당연히 '집이겠지' 생각하는 순간, 기분 좋은 반전! 사진 속 배경은 도서관이다. 느티나무 도서관 박영숙 관장이 최근 펴낸 <꿈꿀 권리(알마)>에는 '정말 도서관이 맞나' 궁금하게 만드는 다양한 사진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간장'으로 불리는 이상한 관장, 겉만 보곤 도서관인 줄 모르겠는 '이상한' 도서관. 그러나 실은 매우 특별하고 귀해서 '이상하다' 여겨지는 것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으리라.
                                                                                                                                                                 
 
         
당신이 참 소중하다고 말을 거는 도서관
 
책은 묘한 매력이 있다. 읽지 않고 들고만 있어도 괜히 사람을 '있어 보이고' '귀해 보이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박영숙 관장이 판타지라 표현하는 책의 힘. 소비자아동학과 사회복지학을 공부한 그가 복지관이 아닌 도서관을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스스로 자신을 돌볼 줄 알아야 다른 이도 살필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자존감이 중요한데, 책 속에 자존감의 열쇠가 숨어있지요. 책 속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과의 만남을 통해 위로 받고 성장하며, 이해와 배려의 폭도 넓혀갈 수 있으니까요."
 
도서관이라 하면 독서실을 떠올리는 이가 적지 않는 현실에서, 그것도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이도 맘 편히 드나들 수 있는 도서관을 생각하고 만들어 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뜻을 함께한 이가 도왔고, "어떻게 나 같은 놈에게 책을 주냐"고 말하면서도 조금씩 변화해 가는 어린 친구를 보며 박 관장은 자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어렵고 힘들 때 제일 먼저 자신을 떠올리고 "간장님"이라 부르며 달려오는 이들을 가슴 깊이 끌어안으며 기꺼이 비빌 언덕이 되어주는 박 관장, 그리고 느티나무 도서관은 그야말로 요리의 맛을 위해 꼭 필요한 간장과도 같은 존재다.
 
긍정'적'이 아닌, 그냥 '긍정' 그 자체
 
"주변에서 절 더러 어떻게 그렇게 낙관스러울 수 있냐고 합니다. 긍정적인 인간이 아니라 그냥 '긍정'자체라는 거죠."
타고난 성격이기도 하지만 옳은 길을 가고 있다는 믿음, 감사하게도 끊이지 않는 도움의 손길이 긍정을 불러왔다고 박 관장은 말한다. 꿈을 꾸게 하는 것도 사람이지만 힘들게 하는 것도 사람. 가끔 주저앉고 싶을 만큼 지칠 때가 오면 특유의 낙관과 긍정의 힘으로, 또 책을 읽으며 다시 앞으로 나아갈 기운을 얻는다.
 
가장 가까이서 박 관장을 지켜보는 남편은 당연히 가장 큰 지원군이다. 가슴으로 낳은 두 아이를 더한 네 명의 아들딸도 요리왕인 엄마를, 느티나무의 '간장'인 엄마를 더 없이 자랑스러워하는 응원단이다. 무엇보다 처음엔 자신을 이해하지 못했던 아버지가 자신의 뜻에 동의하며 엄지손가락을 세워보였던 순간은 두고두고 박 관장이 도서관을 통해 바꿔갈 세상을 향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읽고 생각하고 꿈꾸며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누구나 와서 책을 읽고, 공짜로 책을 빌려가고 또 힘들 때면 기대어 쉴 수 있는 곳. 느티나무 도서관은 그런 공간이 되길 바란다. 박 관장 개인의 사재를 기반으로 2000년 아파트 상가 지하 40평 공간에서 어린이 도서관으로 시작된 느티나무 도서관은 2003년 도서관 운동의 지속성을 위해 재단을 설립, 2007년 드디어 뜻을 함께한 몇몇 개인의 기금 출연으로 지금의 자리에 320평 규모의 도서관을 신축하고 공공 도서관으로 등록했다.
정말 예쁘고 고급스럽기까지 한 느티나무 도서관. 이렇게 좋아 보이면 후원자를 모으기가 더 어렵지 않냐고 질문하는 이들에게 박 관장은 대답한다.
"도서관은 완벽한 공공성의 공간입니다. 자신에게 당신은 귀하다고 말을 걸어오는 책을 만나는 도서관은 문화적 공간이며 돌봄의 공간이지요. 그만큼 더 멋지고 아름다워도 된다고 봅니다. 그곳에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친절과 배려를 몸으로 익히면서 성장해 간다면 바깥세상에서도 진정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박 관장이 지금도 계속해서 열정을 쏟는 일은 도서관의 질적 발전과 함께 실제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일이다. 좀 더디 변화가 일어난다 해도 끊임없이 세상과의 소통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하는 박 관장. 불가능한 업적을 손에 넣으려면 먼저 불가능한 것을 시도해야 한다고 했던가? 박 관장이 꿈꾸는 '누구나 꿈꿀 권리를 누리는 세상'은 곧 도서관의 가능성을 모두가 인정하고 누릴 때 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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