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보도된 느티나무

도넛 경제학의 비전 실현하는 ‘글로벌 도넛 데이’

고유번호 : 201137 작성자 : 내일신문 작성일 : 2025-11-25 조회수 : 16

 

[내일신문, 2025.11.20]
 

도넛 경제학의 비전 실현하는 ‘글로벌 도넛 데이’


 

10월 17일 경기도 용인의 느티나무도서관에서는 글로벌 도넛 데이 행사가 열렸다. 21세기의 인류와 지구가 좋은 삶을 누릴 수 있는 도넛 경제학의 비전을 마을에서, 도시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전세계의 무수한 단체와 기관, 그리고 개인들이 실시간으로 서로 연결하여 함께하는 자리였다.


옥스팜 활동가 출신의 영국 경제학자 케이트 레이워스가 저술한 ‘도넛경제학’(홍기빈 역, 학고재)은 우리에게 무한한 경제성장의 신화에서 깨어날 것을 촉구한다. GDP로 계측되는 경제성장의 신화가 지속된다면 산업사회의 무한팽창으로 지구의 생태적 한계는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신 자연의 생태적 한계를 존중하는 가운데에서 사회 성원들 모두에게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생활 수준이 주어질 수 있는, 자연과 인간의 ‘좋은 삶’을 경제 조직의 목표와 원리로 삼자고 제안한다. 이 생태적 한계를 바깥의 큰 동그라미로, 사회적 최소한의 한계를 안쪽의 작은 동그라미로 하여 두 개의 원을 그려보면 도넛의 모양이 나온다. 산업과 경제의 작동을 이 도넛의 영역 안에서 머물도록 하자는 것이 기본적 아이디어다.


이 책은 전세계적인 반향을 얻었고 레이워스는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여성 경제학자의 한 사람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암스테르담 포틀랜드 맬버른 바르셀로나 등을 위시해 전세계 40개 이상의 도시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도넛 경제학을 정책의 지침으로 표방했다. ‘도넛 경제학’은 이제 단순한 책 한권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좋은 삶을 꿈꾸는 무수한 사람들이 함께 하는 거대한 운동이 된 것이다.


‘좋은 삶’을 경제조직의 목표와 원리로


레이워스는 이렇게 해서 모이게 된 자원과 관심을 기반으로 DEAL(Donut Economics Action Lab)이라는 이름의 사이트를 열고 도넛 경제학 실현 운동의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도넛 경제학의 비전에 동의하는 전세계의 모든 개인, 기관, 지자체 등이 참여해 정책 아이디어, 교육 자료, 실천 전략, 기업과 각종 기관들에 적용할 수 있는 계획 등을 제안하고 만들어가는 오픈소스 작업장을 만든 것이다.


이 DEAL에서는 매년 10월 중 이 여러 기관 단체 개인들이 각자의 지역에서 행사를 벌일 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하는 글로벌 도넛 데이를 마련했다. 용인 느티나무 도서관에서 올해로 2년째 그 일환으로 행사가 열렸다.


올해의 느티나무도서관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는 지역 정책 연구자들과 활동가들이 함께 모여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정책과 전략을 함께 논의하는 장이 열리기도 했다. 이제 '도넛 경제학'은 추상적인 이론과 선언을 넘어 전 세계의 무수한 지역에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지역에서의 전략과 실천 형태를 고민하는 풀뿌리 조직들의 행동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이재명정부에서 약속한 대표적인 사회 정책인 ‘기본사회’의 개념이 이 ‘도넛 경제학’의 아이디어와 상당한 친화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본사회 개념 ‘도넛 경제학’과 친화적


지금 준비되고 있는 기본사회기본법이 제정되어 기본사회 정책이 본격화된다면 우리나라의 여러 도시 및 지자체들에서도 ‘도넛 경제학’에 대한 관심과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또 후년에도 계속 이어질 글로벌 도넛 데이에 관심을 더욱 가져 볼만한 이유이기도 하다.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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