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보도된 느티나무

“지식은 동사다”… 느티나무도서관의 26년 실험, 세계 도서관의 질문이 되다

고유번호 : 201358 작성자 : K뉴스통신 작성일 : 2026-08-16 조회수 : 7

느티나무재단, WLIC 2026 부산에서 발표·전시·아시아 개더링까지…
‘민주주의 플랫폼’으로서 도서관을 제안하다


느티나무도서관


[K뉴스통신=박용효 기자] 느티나무도서관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도서관 국제 컨퍼런스 ‘2026 세계도서관정보대회(IFLA WLIC 2026 BUSAN)’에 참가해, 지난 26년간 지역에서 시민들과 함께 일궈온 도서관의 실천과 경험을 세계 도서관인들과 나눴다.

느티나무는 도서관을 시민의 물음이 싹트고, 서로의 지식과 경험이 만나 새로운 실천으로 이어지는 ‘민주주의 플랫폼’으로 만들어왔다. 책과 정보를 제공하는 데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가 마주한 문제를 시민들이 함께 궁리하고 직접 실험할 수 있도록 판을 벌이는 것. 그것이 느티나무가 꾸준히 탐색해온 도서관의 역할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개막 직후 혁신사례 발표를 시작으로 컬렉션 버스킹 전시, 세션 발표, 포스터와 배너 전시를 선보였으며, 폐막 후 저녁에는 아시아 도서관 네트워크의 출발을 알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부산세계도서관정보대회 국가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 박영숙 느티나무도서관장은 8월 10일 ‘도서관에서 지식은 동사다 - 민주주의 플랫폼, 도서관’(Knowledge Is a Verb: The Library as Flint for Commoning)이라는 제목으로​ 엑스포 파빌리온 공공도서관 혁신사례 발표의 첫 순서를 열었다.

박 관장은 지역사회에 이미 존재하지만 아직 드러나지 않은 질문을 발견하고, 사람과 지식, 경험을 연결해 시민의 실천에 불을 붙이는 ‘부싯돌’로서의 도서관을 제안했다. 정보와 지식이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도서관의 역할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지 않다, 시민들이 무엇을 함께 질문하고 어떤 변화를 만들어갈 것인지 고민할 수 있는 공공의 장을 여는 데 있다는 것이다.

K-컬처존에서는 ‘컬렉션 버스킹: 세계를 잇는 실타래(Threads Across the World)’ 전시를 열었다.

‘컬렉션 버스킹’은 책과 자료를 들고 시민의 삶 속으로 직접 찾아가 대화를 여는 느티나무도서관의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이번 WLIC에서는 그 방식을 세계로 확장했다. 각국의 사서들에게 함께 고민할 화두를 건네고 그들이 추천한 자료와 이야기를 하나의 컬렉션으로 엮었다. 기후위기와 전쟁, 급변하는 AI 시대, 공동체와 도서관의 역할 등 한 지역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문제를 세계의 도서관들이 함께 탐색하는 실험이었다.

관람객들도 자신의 질문과 이야기를 보태며 전시에 참여했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과 자료가 한 서가에서 만나는 과정을 통해, 국경을 넘어선 도서관의 연대 가능성을 확인했다.

느티나무도서관은 세션 발표와 포스터, 배너 전시를 통해 도서관을 거점으로 시민의 일상적 실천이 기후 행동과 지역사회의 변화로 이어진 사례를 소개했다.

느티나무연구소 이경민 객원연구원은 시민이 일상에서 시작한 자원순환 활동이 이웃과 관계를 넓혀가며 ‘시민 에너지 커먼즈’로 자라난 과정을 소개했다. 생활 속 작은 실천이 공동의 자원과 힘으로 성장하는 여정을 통해, 지역의 변화가 시민들의 만남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홍수민 연구인턴은 포스터 세션에서 아직 말을 얻지 못한 이웃의 필요와 질문에서 시작된 시민 컬렉션들을 도넛 경제학의 지도 위에 펼쳐 보였다. 모든 사람의 존엄한 삶을 위한 사회적 기초와 지구 생태계의 한계 사이에서, 돌봄, 먹거리, 주거, 기후변화처럼 얽혀 있는 의제들을 우리 동네와 지구의 눈으로 함께 읽어온 과정이다.

도서관 홍보거리에서는 ‘지식은 동사다’라는 문장에서 시작해, 미용실과 자동차 정비소·농장·이주민센터로 찾아간 컬렉션 버스킹의 진화를 지나, 동네정원과 골목히어로들의 이야기까지, 느티나무의 실험을 세 폭의 배너로 펼쳐 보였다.

느티나무도서관의 WLIC 일정은 폐막 이후에도 이어졌다. 폐막식이 끝난 12일 저녁 아세안문화원에서 열린 ‘아시아 도서관 개더링(Asia Library Gathering)’은 한국도서관협회·한국공공도서관협의회·연세대학교대학도서관발전연구소가 공동주최하고, 느티나무도서관이 기획하고 진행한 자리다.

참여자들은 각자의 도서관과 지역사회에서 마주하고 있는 문제와 경험을 나누고, 국가와 기관의 경계를 넘어 아시아의 도서관들이 서로의 자원이 될 수 있는 길을 모색했다. 필요할 때 서로 질문하고 경험을 나누며 새로운 실천을 함께 만들어가는, 작지만 밀도 있는 관계망을 만드는 것이 이 모임의 출발점이다.

이번 대회에서 느티나무를 만난 참여자는 “도서관이 지역사회 안으로 직접 들어가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이 인상 깊었다”며 “도서관의 역할을 더욱 깊게 고민해야 하는 시대에 맺어진 이번 인연을 통해 앞으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더욱 촘촘히 이어가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세계도서관정보대회는 느티나무도서관이 용인에서 키워온 질문을 세계의 도서관들과 나누고, 그곳에서 만난 새로운 질문과 사람들을 다시 지역의 실천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됐다. 느티나무도서관은 이번 만남에서 지역과 세계를 아우르는 실험을 함께 벌여나갈 동료들을 얻었고, 도서관이 그 실험의 부싯돌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힘을 확인했다.

출처:
K뉴스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