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나무와 풀꽃과 친구하기

작성자 : 지지맘 작성일 : 2005-09-06 조회수 : 5,735

여름부터 피기 시작하여 지금껏 소담하게 피어있는 맥문동을 보신적이 있나요... 혹시....느티나무도서관에 오신다면..바로옆 놀이터주위에 눈길을 한번 돌려보세요.. 맥문동은 그늘을 좋아해서 소나무아래나 큰 나무 아래에서 잘 볼 수 있답니다. 겨울내내 푸른잎을 볼수도 있구요...보라색 꽃이 지면 까만 열매가 갓태어난 아기의 새끼발가락처럼 동글동글 열린답니다. <우리 아이, 책날개를 달아주자>의 한 챕터에 '보고도 찾을 수 없는 식물도감'을 읽고...어설프나마..저희 집에 수목도감이 좀 있다는 이유로....나무를 보면 왠지 푸근하고..길을 가다 들꽃이라도 피었으면 <넉점반>의 아이처럼 가는 길 멈추고 앉아 하염없이 얼굴함 쳐다봐야하고....이름이라도 알라치면 꼭 한번 이름불러줘서 친구임을 확인해야하는 몹쓸병(?)에 걸린 이유로...몇 자 올릴까 싶어요. 자연이나 생태,식물,동물도 요즘은 '지식'이자 '상식'이라는 이유로 수목도감,야생화도감,동물도감,곤충도감등등이 또다시 우리아이 '필독서리스트'에 올려져 있습니다. 씁쓸하게도... 책에서처럼 개나리가 꽃이 먼저 피는지, 잎이 먼저 피는지..봄에 피는 노란색꽃이 무엇이 있는지...뿌리식물..줄기식물이 뭔지...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이름들을 머릿속에서만 달달 외워야하는게 제가 어렸을때도 그랬고... 또다시 지금 우리아이들에게도 반복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단 동화책뿐만 아니라 도감에서도 정말 성의없게 만들어진 책이 많아요. 그나마 가장 실물과 가깝게 그리거나, 계절이나 꽃의 색깔별로 보기쉽고 찾기쉽게 만들어놓은 식물도감은 저또한 '쉽게 찾는 우리 꽃'-현암사-시리즈,'쉽게 찾는 우리나무'-현암사 ,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식물도감-보리‘을 추천하고싶어요. 하지만 제아무리 훌륭한 도감이 있다하더라도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을 보고, 보도블럭사이를 비집고 조그맣게 올라온 괭이밥을 보고 무심코 지나가버린다면 무용지물이겠지요. 무엇보다도 나무나 풀꽃을 ‘식물’로 보지 말고 '친구'라고 생각하는 관심과 애정이 더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풀꽃 친구야 안녕?-이영득,황소걸음-을 추천하고 싶어요. 길가에서 들판에서-사실 들판구경하기가 더 힘들지요?^^- 쉽게 볼 수 있는 풀꽃들을 옆집 친구이야기 하듯 재미있게 엮어놓은 책이랍니다. 또 ‘나는 매일 숲으로 출근한다-남효창’를 읽으면 나무와 풀과 들꽃만이 자연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을 꺼예요. 발에 차이는 돌멩이도 바람에 흩날리는 흙먼지도 자연을 이루는 소중한 친구라는 걸 알게해줘요. ‘도감’이라는 왠지 외워야 하고 머릿속에 콕콕 집어넣어둬야하지 않을까하는 부담을 주는 책보다는 꽃과 나무와 친구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이 책은 어떨까요? 혹시....느티나무아래에는 잔디도 잘 자라지 않고 맨 땅이 보이는 걸 관심있게 보신적이 있나요? 잔디또한 햇빛을 좋아하기에 느티나무아래의 그늘은 용케도 피해서 자라지요... 그렇다면...느티나무 아래에 맥문동은 잘 자라겠지요? 맥문동은 그늘을 좋아하니까요.. 하지만.. 느티나무아래 맥문동은 잘 심어놓지 않지요. 왜냐하면....느티나무아래에서는 맘껏 책도 읽고 누워서 하늘도 바라보고 낮잠도 잘수있는 ‘우리들의 자리’를 만들어 놓기 때문이예요... 맥문동에게 그런...명당자리를 내주기는 좀 아깝지 않나요?!^^ 오늘 느티나무에서 책을 읽으며 가을바람을 맞으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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